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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음주문화가 범죄를 부추긴다
 
온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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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서 온천지구대 경위 김종호>
우리나라에서는 술을 마시고 자동차를 운전만 하더라도 사고와 관계없이 무거운 처벌이 뒤따른다. 그러나 우리 형법에서도 과연 그럴까? 형법 10조 2항에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 형을 감경한다”고 되어 있다. 술에 취한 행위를 심신장애 또는 심신미약으로 판단하는데 즉, 주취감경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 조항 때문에 지난 2008년 8살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그 형이 12년형으로 감형되었다. 이와 같은 판결에 전 국민이 분노하였고, 이후 음주 성범죄에는 감경규정을 적용하지 않지만 다른 범죄에서는 여전히 주취감경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저녁 내내 떠들고 술 마실 수 있는 대한민국을 내심 부러워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너그러운 술 문화를 가진 나라라 해도,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범법자에게까지 너그러워서는 안 된다. 지나친 음주 상태에서 벌어진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감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중처벌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프랑스나 독일은 술이나 마약 복용 후 저지른 범죄를 가중처벌하며,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주취는 범죄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등 주취상태에서의 범죄는 오히려 더욱 엄하게 처벌한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6년 경범죄 처벌현황에서도 음주소란이 21,923명으로 20%을 차지하였으며 대검찰청 범죄통계에서도 2016년 검거된 살인범죄자 948명중에 45.3%가 주취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같은 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220,917건중에 사망자는 4,292명이었다.
위의 통계와 같이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의 규모는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만취한 상태에서 죄를 범했을 경우, 경미한 범죄로 끝나지 않고 보다 심각한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주와 범죄 간의 상관관계가 이토록 분명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가해자에게 너무나도 관대하다. 결국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범죄자의 책임을 감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범죄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기사입력: 2018/02/05 [10:11]  최종편집: ⓒ 온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