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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로 인한 경계 지역의 고질적인 가축 분뇨 악취 피해 이대로 둘 것인가?
 
온주신문

▲     ©온주신문
소수의 서러움을 아십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힘은 언제나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반면에 소수의 목소리는 정책 결정에 반영되기 쉽지 않습니다. 힘이 없는 소수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애로를 풀어주기 위해 애쓸 때, 참된 민주주의는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아무리 소수라도 국가나 지자체의 행정 수혜를 당당히 받을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나날이 성장해 온 아산시이지만, 시의 주변부 경계지역은 여러 가지 불편과 고통을 겪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서부권이 그렇습니다. 예산군, 당진군과 연접한 선장면과 도고면의 경우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생활 불편과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작은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아니 작은 것 같지만 큰 함의를 갖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인접한 예산군에서 도고면, 선장면과 맞닿은 경계지역에 악취가 나는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민간 축사를 집중적으로 허가함으로써 그 피해를 도고면과 선장면의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습니다.

정확한 현황 진단과 문제 요인을 식별하기 위해 지난 달 말과 이번 추석명절 연휴 3일 동안 선장과 도고 접경지역을 아바사 관계자들이 네 차례 방문하여 현장을 답사하고 주민과 관련 업체 대표들을 면담했습니다.

민원의 핵심은 악취 발생입니다. 현황과 문제의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아산시와 예산군, 당진시는 사실상 자연 지형으로는 무한천과 삽교천으로 구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자연 형상 그대로 두 국가하천의 제방 둑 동쪽이 모두 아산시 행정구역으로 정리되었다면 그나마 문제가 덜 했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 70년대 말 삽교호가 완공되기 이전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던 물길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이 정해져 있던 듯합니다. 그런데 삽교호 완공과 경지정리 작업이 완결된 이후 새로운 토지 형상과 자연 지형에 맞게 행정 구역과 경계를 조정했어야 했는데 당시 공무원들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과거 경계 지역이 현재의 토지 위에 그대로 남아 제방 동쪽 선장들, 도고들의 군데군데에 예산군의 행정 구역이 끼어있게 된 기현상이 빚어졌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복잡해도 과거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기피시설을 시 외곽으로 배치하는 경향이 늘다보니 예산군과 관련 업체들이 이런 경계지역 토지의 허점을 적극 활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우선 무한천 너머의 예산군 거주지역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아산시 권역의 들판과 인접한 예산군 예산읍 궁평리에 예산군이 하수종말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을 설치한 것입니다.

예산군의 주민도 이에 가세했습니다. 이 곳에 민간 영농조합이 가축분뇨처리공동자원화센터를 추가 시설한 것입니다. 나아가 무한천 동쪽 제방에 인접한 도고들과 선장들에 축사(돈사 4500두 1개소 2016년 시설, 돈사 4000두 1개소 2015년 시설, 개 4000마리 1개소 2013년 이전 시설)가 최근 몇 년 동안 예산군의 허가를 받아 계속 설치되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예산군 신암면 계촌리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한 축사는 아산시와 예산군의 경계 위에 시설된 탓에 일부는 예산군의 허가를, 일부는 아산시의 허가를 얻어 시설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악취가 발생하는 시설들이 제방 동쪽(선장들, 도고들)의 예산읍 궁평리와 예산군 신암면 계촌리, 두곡리에 설치되었습니다. 그런데 토지의 형상이 서쪽은 제방으로 막혀있고, 동쪽과 북쪽은 탁 트인 들판인지라,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악취가 도고면 봉농리와 선장면 장곳리, 신덕2리 쪽으로 날아갑니다.

원인행위는 예산군 구역에서 이루어졌는데, 그로 인한 여파는 아산시가 더 크게 받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인접 시군의 경계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들은 혹 ‘내 집 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의 결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악취 발생의 주원인 시설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관계 업체의 입장이 다릅니다. 주민들은 축사에서 나는 악취가 주요인이라고 말합니다. 축사 업주들은 돈사의 경우 톱밥이나 왕겨를 깔아주고 퇴비 처리하는 등 위생적으로 분뇨를 처리하기 때문에 악취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예산군의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주요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주민들이 언제든지 현장에 와서 이를 확인해 보라는 입장입니다.

이 주변을 돌아보면, 예산군의 가축분뇨처리시설과 개 사육장에서 나는 악취가 독특하고 심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체감할 수는 있습니다. 이곳의 돈사가 신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재래식 돈사보다 악취가 심하지 않은 것도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 악취가 공기 중에서 뒤섞이기 때문에 악취의 주요인 시설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규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쨌든 떨어진 거리에 있는 장곳리 주민들이 들판 남쪽에 위치한 여러 시설에서 악취가 발생하여 마을로 날아온다고 느끼는 것은 직관적으로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은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이 악취 문제에 대해 아산시 주민들은 주허가권자인 예산군수에게 직접 어떤 책임이나 개선을 요구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돈사의 경우 예산군의 허가 기준으로는 무한천 건너 서쪽의 자연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 더구나 700m~1km 내외로 떨어진 아산시의 봉농리, 장곳리, 신덕2리는 예산시의 허가기준 상 전혀 고려되지 않다보니 아산시의 주민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악취를 견디어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이 곳의 풍향은 계절별로 약간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부분 남풍이 불기 때문에 동쪽에 더 가까이 인접한 봉농리보다 조금 더 북쪽으로 떨어져 있는 장곳리 주민들이 더 많은 악취를 체감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아산시는 예산군 관할의 문제라며 아산시 주민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소한 아산시가 허가한 한 돈사의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단속과 지도가 가능한데도 말입니다.

사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선장면 신덕2리에 가까운 제방 동편 일부 토지는 신암면 두곡리에 속해 있는데, 이곳은 이미 예산군의 허가를 받은 계사 신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업체에서 예산군의 허가를 받아 돈사를 추가로 신축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동향도 파악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신덕2리와 장곳리 주민들이 겪게 될 악취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도 장곳리 주민들은 악취 피해를 구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악취 피해를 완전하게 해소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이 견딜만한 수준으로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아산시가 관심과 의지만 갖는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 어느 정도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예산군과 아산시의 축산업체의 영업권을 보장하면서 주민들의 악취 피해도 줄일 수 있는 상생의 방안을 행정기관이 앞장서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이런 일로 예산군과 아산시 그리고 각 관할 주민들 간에 갈등이 생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일수록 정성을 다해 작은 일이라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산시의 인식 전환과 구체적인 실천 노력을 기대합니다.

아산시에 개선 대안을 제시합니다.

첫째, 차제에 주민 생활 불편과 재산권 사용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아산시와 인접 시군의 불합리한 행정 경계 실태를 일제 조사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단계적으로 행정 경계를 조정해 나갈 종합계획을 수립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향후 주민 기피 시설의 입지나 시군간의 토지 활용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구역을 먼저 식별하여 우선적으로 행정 경계 조정에 나서기 바랍니다.

둘째, 아산시와 예산군은 행정협의를 통해 아산시 인접 지역에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이 더 이상 설치되지 않도록 각종 인·허가 시 시군 간의 행정 협조를 강화해 나가도록 협조를 구하기 바랍니다. 특히 선장들과 도고들 권역에 속해 있으면서도 행정 구역 상 예산군 관할 구역이라는 이유로 아산시와 사전에 행정 협의 없이 예산군이 일방적으로 행정권을 행사함으로써 아산시의 주민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협조요청하기 바랍니다.

셋째, 악취 발생의 현황 및 주요인 시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행정협조를 통해 예산군과 아산시 관계공무원 합동 진단 조사팀을 구성, 원인 진단과 함께 대책을 수립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예산군이 아산시 피해 주민들을 초청하여 가축분뇨처리장과 영농조합의 가축분뇨공동자원화센터의 분뇨처리 공정이나 시설을 견학토록 하고 악취 발생 현황, 저감 노력과 미비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하기 바랍니다.

넷째, 아산시와 예산군 관계 공무원의 합동조사반을 구성, 돈사, 개 사육장 등에서 나는 악취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바랍니다. 특히 악취 저감 사료 사용 여부, 분뇨처리의 방법 및 주기, 분뇨 퇴비 야적 및 악취 저감 노력, 퇴비 반출 빈도 등 악취를 저감시키기 위해 조치해야 될 법적 기준이나 권고 사항들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조사하고, 이를 더 강화하도록 권고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한 단속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공지해 주기 바랍니다.

다섯째, 예산군과 협조하여 축사 농장 담장 안에 악취의 분산을 막고, 탈취 효과도 거둘 수 있는 방풍림(편백나무, 측백나무 등 잎이 조밀한 상록수)을 식재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토록 권고해 주기 바랍니다. 이에 필요한 경우 예산군과 아산시에서 일부 예산을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해주기 바랍니다.
 

기사입력: 2017/10/10 [09:11]  최종편집: ⓒ 온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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